커뮤니케이션에 의한 설득

과연 우리는 어떻게 관광객들을 설득하여 자신이 운영하는 관광지로 오게 만들 것인가? 혹은 어떻게 국립공원과 같은 천혜의 자연자원을 가진 관광지를 방문한 사람들에게 자연을 훼손시키지 않도록 설득할 것인가? 설득은 한마디로 말해 다른 사람의 태도를 변화시키려는 노력이나 시도로 정의될 수 있다. 정교화 가능설 모델과 휴리스틱 경로 모델이 바로 이러한 설득과정이나 혹은 이 과정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을 이해하기 위해 개발된 대표적인 모델이다. 기본적으로 이 두 모델은 아주 비슷한 공통점을 가지고 있는데 설득이 중심경로(혹은 체계적 경로)와 주변경로(혹은 휴리스틱 경로)의 두 가지 경로에 의해서 이루어진다고 보고 있다는 점이다. 여기서 중심경로 혹은 체계적 경로를 통한 설득이란 설득적 메시지에 포함되어 있는 논리나 논쟁에 대해 생각하도록 함으로써 태도의 변화를 일으키는 것을 의미하며 주변경로 혹은 휴리스틱 경로를 통한 설득은 설득적 메시지에 담고 있는 내용이 아니라 메시지 전달자 등과 같이 메시지 내용 이외의 다른 요인들에 의해 태도의 변화가 나타나는 것을 의미한다. 두 모델이 비록 차이점도 있지만 기본적으로 중심경로와 주변경로를 통해 설득이 일어난다는 공통점이 있으므로, 이 두 가지 경로를 중심으로 일어나는 태도의 변화에 초점을 맞추어 설명하고자 한다.

물론 처음부터 두 개의 모델을 중심으로 설득에 관한 연구가 시작된 것은 아니다. 전통적으로 설득에 관한 연구는 아리스토텔레스에서부터 기원한다고 받아들여지고 있으며 처음으로 프로그램에 입각하여 설득과정에 대한 실험적 연구를 한 것은 예일 대학의 사회심리학자인 칼 호블랜드이다. 호블랜드와 그의 동료들은 수 차례의 실험연구를 거쳐 설득과정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을 정보원, 메시지, 경로, 수용자의 4가지로 구분하였는데 이는 현재까지도 설득에 대한 연구에서 중요한 토대가 되고 있다. 또한 설득의 기본과정을 우선 개인이 설득과정에 주의를 기울이는 단계, 설득메시지를 이해하는 단계, 그 메시지를 수용하는 단계, 그리고 이를 일정시간 동안 기억에 남기는 보유단계의 4단계로 구분하였다. 호블랜드의 설득이론은 학습이론에 많은 영향을 받았으며 이 이후에 많은 설득연구가들이 균형이론, 인지부조화이론, 자기지각이론 등에 영향을 받아 태도변화에 대한 다양한 연구들을 제시하였다. 한편 일부의 학자들은 설득정보가 태도변화를 일으키는 과정에서 메시지의 학습이 중간자로서의 기능을 제대로 하지 못한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대신 메시지의 내용이 학습을 통해 태도변화를 일으키는 과정에서 개인의 특성이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것을 인식하게 되었다. 즉 개인의 특성에 따라서 설득 메시지에 대해 긍정적으로 인지할 수도 있고 그와는 반대로 부정적으로 인지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이러한 주장은 인지반응 접근법의 개발과도 관련이 크다. 인지반응 접근법에서도 메시지를 받아들이는 개인의 역할을 강조하고 있는데, 즉 개인을 단순히 메시지를 받아들이는 수동적인 참여자가 아니라 능동적인 참여자로 인식한다. 따라서 개인이 메시지를 접해서 이를 처리하는 과정에서 여러 가지 인지적 판단, 예를 들면 긍정적인 생각이나 부정적인 생각 등을 하게 되고 이것이 태도변화에 영향을 미친다고 주장한다. 예를 들어 한 사람이 어떤 관광지의 광고를 접하여 장명이 멋있다고 생각하거나 음악이 잘 어울린다고 생각한다면 이러한 인지적 반응이 영향을 미쳐 인지구조가 변화하게 되고 이에 따라 태도의 변화를 유도하게 된다. 따라서 광고에 접한 사람들의 지각과정에서 긍정적인 반응이 많이 일어난다면 당연히 호의적인 태도를 형성하게 될 것이라는 예측이 가능하다. 이러한 많은 연구들은 서로 다른 이론적 견해를 자기고 있기 때문에 서로 모순되거나 일치되지 않는 연구결과들을 낳기도 했다. 결국 1970년대까지 설득에 대한 연구는 일관되고 통일된 이론이 없다는 특징을 가진 분야로 남았으며 정교화 가능성 모형의 개발은 설득에 대한 연구에서 일관되고 통일된 이론을 제공하였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