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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 형성된 태도가 어떠한 경우에 변화하고 또 이를 어떻게 변화시킬 것인가 하는 주제는 심리학자, 사회심리학자와 소비자 행동을 연구하는 학자들에게 또 하나의 중요한 도전과제가 되고 있다. 흔히 우리는 사람들의 태도를 변화시키는 것을 설득이라고 표현하는데 이러한 설득은 커뮤니케이션을 통해서 이루어질 수도 있으며 혹은 자신의 행위를 통해 스스로 설득되어지는 경우도 있다. 여기서 스스로 설득된다는 의미는 태도에 의해 행위가 일어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이 행한 행위 때문에 기존의 태도를 스스로 바꾸는 것을 말한다. 그래서 심리학 분야에서는 태도의 변화를 설득을 통한 태도의 변화와 행위를 통한 태도의 변화로 구분하기도 한다. 우선 스스로의 행위에 의한 태도의 변화가 어떻게 이루어지는지를 살펴보고 다음으로 커뮤니케이션을 통한 설득에 대해 알아보자.
여러 인지 간의 일관성이 유지되지 못할 때 사람들은 심리적인 갈등이나 충돌을 경험하게 되고 대부분의 사람들은 심리적인 안정을 찾기 위해 이들 인지 간의 관계를 다시 조화롭게 만들려고 노력한다. 이러한 현상을 설명하는 대표적인 이론이 균형이론과 인지부조화 이론이다. 하이더의 균형이론은 인지나 태도들 간의 균형을 선호하는 사람들의 성향을 설명한다. 이 이론은 원래 사람들이 왜 어떤 사람은 좋아하고 어떤 사람은 싫어하는가를 설명하기 위해 처음 제시된 것인데 태도의 형성이나 변화와도 중요한 관련성이 있다. 구체적인 예를 들어 설명해 보자. 관광학 교수 A라는 사람이 지금 국회의원 선거를 앞두고 한 명의 후보자에게 투표를 해야 하는 상황을 설정해 보자. 교수 A는 관광학자이기 때문에 관광산업의 발전을 매우 중요하게 여길 것이다. 따라서 교수 A의 관광산업의 발전에 대한 태도는 긍정적인 것으로 고정하고 이 경우 후보자 중 한 사람인 J의 관광산업에 대한 태도와 투표자인 교수 A의 후보자 J에 대한 태도에 따라 태도의 균형과 불균형을 설명해 보자. 대게 사람들은 인지의 불균형에 의해 나타나는 심리적 불안정을 극복하기 위해 어떤 노력을 하게 되는데 이 두 경우에서도 교수 A는 인지의 균형을 유지하기 위해 어떤 노력을 하게 된다. 물론 가능하면 최소한의 노력이 드는 방법을 택하게 될 것이다. 균형이론은 사람들이 인지의 불균형을 해소하기 위해서 자신의 태도를 변화시킬 수 있음을 잘 설명하고 있다. 또한 이 이론은 왜 우리가 좋아하는 친구와는 의견이 잘 일치하지만 싫어하는 사람이나 적들과는 의견이 일치하지 않는 경향을 보이는지도 잘 설명한다.
인지부조화 이론은 두 개 이상의 인지가 서로 충돌하여 인지부조화 상태가 되었을 때 사람들이 서로 다른 두 개의 인지를 조화롭게 만들기 위해서 충돌된 인지 가운데 어느 한 인지를 바꾸려 하는 경향을 설명한다. 만약 자신의 생각에 반하는 행동을 하게 되었을 때 사람들은 자신의 행동을 합리화하기 위해 그 행위나 대상에 대해 기존에 자신이 가지고 있던 부정적인 태도를 우호적으로 바꾸게 되는데 학자들은 이러한 현상을 바로 스스로의 설득을 통해 태도 변화가 일어난 것으로 이해한다. 이 경우 사람들은 스스로의 행동에 의해서 기존에 가지고 있던 태도를 변화시킴으로써 인지의 일관성을 유지할 수 있게 된다. 특히 이러한 인지부조화 이론은 우리가 사람들의 행위를 이용해서 태도 변화를 일으키는 것이 가능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다시 말해 사람들로 하여금 태도와 일치하지 않는 행위를 이끌어 냄으로써 태도를 변화시키는 것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왜냐하면 인간의 행동은 대부분 대중들 앞에서 이루어지기 때문에 개인적으로 가지고 있는 태도나 인지를 바꾸는 것이 이미 행해진 행위를 바꾸는 것보다 훨씬 용이하기 때문인다. 예를 들어 보면 만약 어떤 사람이 평소 패키지여행에 대한 부정적인 견해를 가지고 있다고 하자. 그런데 만약 제주도 패키지 여행권이 경품으로 걸린 이벤트에 우연히 당첨이 되어 가족들과 함께 제주도로 패키지여행을 다녀오게 되었을 경우 아마도 이 사람은 평소 자신의 소신과는 다른 행위를 했기 때문에 인지의 부조화를 경험하게 될 것이다. 이러한 경우 그는 여러 사람과 함께한 행동을 수정할 수 없으므로 인지부조화를 극복하기 위해 '패키지여행도 괜찮다'라고 자신의 평소 생각을 바꾸게 될 가능성이 높다. 이러한 것이 바로 행동을 통한 태도의 변화이다. 그러나 태도와 불일치하는 행동이 늘 인지부조화와 그에 따른 태도변화를 일으키는 것은 아니다. 만약 행동 자체가 어쩔 수 없는 상황, 즉 강요나 위협과 같은 상황 아래에서 일어났다면 태도의 변화를 일으키지 못할 수도 있다. 예를 들어 어떤 사람이 A라는 도시를 싫어하는데 사업상 어쩔 수 없이 혹은 상사의 강요에 의해서 그 도시를 방문했다고 해서 A라는 도시에 대한 그 사람의 태도가 바뀌지는 않는다. 또한 전쟁을 싫어하는 학생이 국가의 징집명령에 따라 전쟁에 참여했을 경우나 중고등학생이 자신의 의지와 관계없이 흡연을 하지 않도록 강요되었을 경우 역시 전쟁에 대한 태도나 흡연에 대한 태도가 변하지는 않는다. 결국 사람들은 어떤 경우에는 자신의 태도와 다른 행위를 하고 나서도 태도를 바꾸지 않을 수 있고 경우에 따라서는 태도 간의 부조화를 겪어도 이를 그대로 인식하면서 살아가는 경우도 많다. 흡연이 해가 된다는 것을 알아도 금연을 하지 않는 경우가 많은 것처럼 사람들은 흔히 부조화된 상태의 인지들을 그대로 유지해 가면서 살아가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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