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감정적 반응과 관광관광행동론 2024. 4. 9. 16:30
흔히 레스토랑에서 자리를 잡을 때 우리는 가능하면 화장실이나 출입구에서 먼 쪽에 자리르 잡는 경향이 있다. 음식은 맛으로 먹는 것이지 좌석의 위치와는 크게 관련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사람들이 이러한 경향을 보이는 것은 다분히 감정적인 영향 때문일 것이다. 레스토랑을 선택할 때도 음식의 맛만이 아니라 레스토랑의 실내장식, 분위기, 종업원의 서비스 등 흔히 말하는 레스토랑의 전체적인 무드가 중요한 결정요인이 되기도 한다. 일반적으로 감정은 무드와 같은 감성적 상태 혹은 상품의 소비나 광고 과정 속에서 경험하는 감정과 같은 반응으로 정의될 수 있다. 그리고 이러한 감정은 부정적일 수도 있고 긍정적일 수도 있다. 쇼핑백처럼 감정과 무관한 소비대상도 있지만 불만족하거나 적절하지 못한 소비경험은 후회나 불쾌감과 같은 부정적인 감정을 동반하기도 한다. 일반적으로 이러한 소비경험과 함께 동반된 감정은 소비 후 평가에도 영향을 미친다.
광고를 통해서도 사람들은 감정을 느끼게 된다. 광고를 통해 얻어진 긍정적 감정의 경험은 그 광고 속의 상품에 대한 호감을 불러일으킬 가능성이 높다. 그래서 광고제작자들은 소비자들이 자신들의 광고를 보고 난 후 좋은 감정을 가지도록 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해 오고 있다. 만약 광고를 본 사람이 부정적이거나 불쾌한 감정을 가지게 된다면 아마도 광고 속 상품에 대해서도 쉽게 호감을 느끼지 않을 것이다. 이러한 이유 때문에 광고 속 연예인들이 스캔들이나 좋지 않은 사건에 휘말리게 되면 많은 손해를 감수하고서라도 그 연예인이 출연하는 광고를 철회시키기도 하는 것이다. 소비자 태도의 감정적 요소나 역할에 대해서는 최근에 들어서야 소비자 행동론에서 많이 다루어지기 시작하고 있다. 앞서 관광지 이미지를 다루면서 감성적 이미지를 짧게 언급한 바 있는데 이것을 우리는 관광지에 대한 정보를 기초로 하여 만들어진 관광지에 대한 감성적 해석이라고 했다. 관광 분야에서 역시 최근 들어서 이를 다루기 시작했으며 감정 자체를 다루고 있는 연구들은 아주 소수에 불과하다. 그 이유는 대부분의 학자들이 관광객의 행동을 매우 이성적인 사고의 결과물로 보기 때문이다. 앞서 학습한 이성적 행동이론이나 인지부조화, 계획된 행동이론, 균형이론 등 거의 모든 이론들이 사람들의 행동이 목적을 갖고 합리적으로 이루어진다고 가정한다. 이러한 이론들에 영향을 받은 관광 분야에서도 관광객의 활동을 주로 합리적이고 이성적인 원칙에서 접근하기 때문에 감정적인 부분이나 비합리적인 부분을 다루지 않는 경향이 있다. 그러나 인간의 행동이 항상 이성적이지는 않기 때문에 감성적인 부분을 다루지 않고서는 완벽하게 인간의 행동을 이해한다는 것이 불가능하다.
비록 최근이기는 하지만 소비자 행동 연구가들이 감정의 역할을 중요하게 다루듯이 관광 분야에서도 관광객의 행동의 감정적 역할은 상당히 중요한 부분이라고 할 수 있다. 특히 관광행동은 소비자 행동보다 훨씬 더 감정적 요소가 행동에 미칠 영향이 클 수 있다. 왜냐하면 관광활동의 상당 부분이 체험활동이고 또 관광은 사람이나 장소를 포함한 다양한 관광지 내의 환경과의 교류활동을 필수적으로 요구하며 이러한 교류활동이나 체험활동이 일정 수준의 감정 반응을 불러일으킬 가능성이 상품 판매점에 진열된 상품의 구매행동보다 높기 때문이다.
실제로 대부분의 사람들이 여가활동에 참여하거나 공원을 산책하고 난 후의 무드상태가 일을 하는 중이거나 집에 있는 때와 비교해 보면 훨씬 더 긍정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대부분의 관광활동이 여가활동과 유사한 활동들을 포함한다고 보면 관광활동을 하고 난 후의 무드 상태도 당연히 즐겁거나 흥분되는 등의 긍정적인 상태가 될 것이다. 또한 도시환경보다 농촌환경이나 공원을 선호하는 것도 사람들의 즐거움이나 각성과 같은 감정적 요소와 관련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한 한 가지 주의할 점은 관광활동이나 여가활동을 한다고 해서 항상 긍정적인 감정 상태에 있는 것은 아니라는 점이다. 예를 들어 친구들과 축구시합을 하는 것 자체로는 긍정적인 감정 상태에 있을 수 있지만 만약 그 축구시합에서 진다면 아마도 우울해지거나 기분이 나빠질 수 있다. 이러한 결과와 더불어 또 하나 중요한 것은 관광객들의 무드 상태가 여행하기 전과 여행하는 동안 그리고 여행이 끝난 후에까지 지속적으로 변화할 수 있다는 점이다. 한 연구 결과 여행을 가는 동안이나 목적지에 도착해서 레크리에이션 활동을 하는 동안은 학생들의 무드 상태가 긍정적으로 유지되었으나 여행을 끝마치고 돌아가는 동안과 여행을 회상하는 단계에서는 이러한 긍정적인 무드 상태가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다른 연구에서는 사람들이 등산을 하는 동안 멋있는 풍경을 보거나 정상에 가까워졌을 때 즐거운 무드 상태에 빠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감정적 무드 상태의 결과는 무엇인가? 재미있게도 감정적 무드 상태는 사람들로 하여금 만족의 상태를 과대평가하거나 과소평가하게 만드는 경향이 있다. 즉 감정적 상태가 서비스와 만족도 사이에서 매개적 역할을 한다는 것이다. 한 연구 결과에서도 즐거움이나 쾌락의 감정이 만족도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크루즈 관광객을 대상으로 한 다른 연구에서 역시 낮은 무드 상태에 있는 크루즈 관광객들이 크루즈에서의 서비스나 활동에 대한 만족도를 더 낮게 평가하는 경향이 있는 것을 발견했다.
불행히도 이러한 대부분의 연구들이 관광행동 자체라기보다는 레크리에이션 활동이나 여가활동과 관련된 연구들이다. 따라서 관광행동에서 감정적 요소의 역할에 대해서는 아직까지 많이 알려져 있지 않다. 또한 이러한 연구들에서 감정이나 정서보다는 일시적인 감정상태인 무드를 주로 다루고 있다는 점도 문제점 중 하나이다.
'관광행동론' 카테고리의 다른 글
여가제약요인 모델 (0) 2024.04.20 제약요인의 개념과 이론 (0) 2024.04.11 관광지에 대한 애착 (0) 2024.04.07 관광개발 및 영향에 대한 지역주민의 태도 (0) 2024.04.01 관광행동에서 태도이론의 적용 (0) 2024.03.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