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광 제약요인

현재까지 이루어진 제약요인에 관한 연구들은 주로 여가활동이나 레크리에이션 활동에 초점을 두고 있기 때문에 관광과 관련된 연구들은 쉽게 찾아보기가 어려울 정도이다. 아마도 이것은 여가 및 레크리에이션과 관광의 개념적 차이 때문일 것이다. 여가와 레크리에이션은 공공의 이익을 강조하는 경향이 강하나 관광은 산업적 색채가 짙고 또한 사익의 의미가 강하다. 현대에 들어 많은 선진국들은 사회복지 차원에서 도심 내 자연공원이나 사회체육시설과 같은 여가나 레크리에이션 활동을 위한 다양한 주민복지시설을 갖추기 시작했으며 더불어 이러한 시설의 이용이 일부 주민에 한정되지 않기를 바라고 있다. 따라서 아주 자연스럽게 학자들은 이러한 시설을 찾지 못하는 사람이 누구이고 이들의 참여를 제한하는 장벽이나 제약요인이 무엇인가에 관심을 기울이게 되었다. 이 결과 제약요인과 관련된 상당수의 연구들이 여가나 레크리에이션 학자들에 의해 진행되었다. 반면 관광 분야에서의 사회균형이나 복지적 측면의 접근은 비교적 최근에야 이루어지고 있으며 주로 복지정책적 접근보다는 시장의 확대나 틈새시장의 탐색적 측면에서 연구들이 이루어지고 있다. 또한 대부분의 연구들이 여가나 레크리에이션에서 이미 제시된 이론들을 중심으로 이를 관광 분야에 적용하는 범위에서 이루어지고 있다.

관광의 제약요인과 관련된 연구는 크게 두 분야로 나뉘어져 있는데 하나는 일반적인 관광참여에 영향을 미치는 제약요인에 관한 연구이고 다른 하나는 관광지 선택에서 이러한 제약요인이 어떤 역할을 하는가에 관련된 연구이다. 물론 이밖에도 관광 목적지를 선택한 후 선택한 관광지로 여행을 하지 못하게 하는 제약요인도 있을 수 있다. 일반적으로 관광상품에 대한 예약은 상당한 기간 전에 이루어지기 때문에 예약 후 다른 상황이나 정보들로 인해 예약을 했던 혹은 자신이 계획했던 곳을 방문하지 못할 수도 있다. 그러나 이러한 부분에 대한 연구는 아직까지 거의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사람들이 관광에 참여하기 위해서는 우선 관광을 할 것인가를 먼저 결정해야 한다. 이것이 바로 일반적인 관광참여를 말하며 이를 제약하는 요인이 바로 관광참여 제약요인이라고 할 수 있다. 일단 관광참여가 결정되면 그다음은 어디로 갈 것인가를 결정하게 된다. 이 단계에서 사람들은 각자가 가지고 있는 제약요인들, 예를 들어 경제적 혹은 시간적 제약 등으로 인해 참여를 제약받게 된다. 일단 이 단계에서 관광지를 선택하지 못한 사람의 경우는 관광을 하지 못하게 될 것이다. 마지막 세 번째 단계는 계획된 방문지로의 실질적인 방문과 관련이 있으며 사람들은 이 단계에서 또 다른 제약요인들을 만나게 된다. 즉 경우에 따라서 사람들은 정해진 관광지로의 방문계획을 연기하거나 취소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 접하게 된다.

관광지를 선택했다는 것은 일종의 방문의도로 볼 수 있고 관광지로의 방문을 이에 따른 행위라고 본다면 상식적으로 모든 의도가 행위로 연결되지는 않기 때문에 당연히 이 상황에서 사람들은 다양한 제약요인의 영향을 받을 수 있다. 그러나 제약요인을 만났다고 해서 모든 사람들이 계획된 여행을 가지 않는 것은 아니다. 경우에 따라서 시간이나 기간을 변경해서 계획했던 여행지로 가기도 하고 혹은 그것이 어려울 경우 계획했던 여행지를 바꾸거나 여행계획 자체를 다음으로 연기할 수도 있다. 관광지를 경영하는 사람들의 입장에서 보면 방문단계에서 여행계획을 연기하거나 취소하는 사람은 일종의 잠재 관광객이 된다. 이들은 처음부터 다른 관광지를 선택한 사람과는 전혀 다른 사람들이다. 왜냐하면 이들은 이번 여행계획에서의 제약요인들이 제거된다면 다음에 다시 계획했던 곳을 여행할 가능성이 상대적으로 높기 때문이다.

관광참여에 대한 제약요인의 유형과 종류에 대해서는 학자들마다 의견이 조금씩 다르다. 관광학자들에 의해 제시되고 있는 제약요인은 여가 및 레크리에이션의 제약요인들과 크게 다르지 않다. 관광분야에서 공통적으로 중요하게 제시되고 있는 제약요인들로는 우선 여가 분야에서 구조적인 제약요인으로 제시되고 있는 비용과 시간의 문제 그리고 개인적인 문제로 볼 수 있는 안전에 대한 걱정과 건강문제, 정보의 부족 등이 있다. 물론 대인적 제약요인에 해당하는 동반자 여부 등도 관광 제약요인으로 제시되기도 한다. 앞서 설명한 것처럼 관광에서도 여가, 레크리에이션 활동참여와 마찬가지고 사람들이 관광을 하겠다는 동기나 의지가 강하다면 이러한 제약요인의 상당 부분이 극복되거나 혹은 타협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여전히 이러한 제약요인이 여행수단이나 과정 그리고 목적지 선택에 중요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것은 주지의 사실이다.

이러한 제약요인들은 개인이 처해 있는 상황이나 특성에 따라서 달라지기도 하며 관광의 형태에 따라서도 달라질 수 있다. 대게 관광과 관련된 제약요인에 대한 연구들은 참여자와 비참여자를 비교함으로써 이루어지거나 혹은 비참여자에게 직접적으로 그들이 안고 있는 제약요인의 영향력이나 종류를 물어봄으로써 연구가 이루어지고 있다. 예를 들어 스키 활동 참여에 대한 제약요인을 조사한 한 연구에서 참여자와 비참여자의 제약요인을 비교해 보았는데 비참여자가 참여자에 비해 상대적으로 더 높은 수준의 제약요인을 호소했다. 또한 스키를 타지 않는 사람은 주로 활동에 따른 신체적인 두려움을 상대적으로 높게 호소하는 반면, 스키를 타는 사람의 경우 시간이나 금전적 제약을 중요한 제약요인으로 꼽고 있었다. 그러나 이 연구는 연구대상이 관광객이 아닌 스키 여행객이기 때문에 진정한 의미에서 관광참여 제약요인으로 보기는 어렵다. 하지만 요즘 동남아시아나 중국 관광객이 국내의 스키장을 찾는 횟수가 점점 늘어나고 이들을 위한 여행상품들이 증가하는 추세에 있다는 점을 볼 때 이 연구가 우리에게 중요한 시사점을 줄 수도 있다.